아이바오(♀, 2013.7.13)/푸바오(♀, 2020.7.20)

푸바오의 가임 ( feat. 암컷 판다의 호르몬 변화 )

Luctor et emergo. 2024. 9. 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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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주변의 어지간한 자연현상과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에 대한 연구와 각종 질병에 대한 연구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불과 100-200년 전에는 인류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자연법칙과 생명의 신비를 하나, 둘 과학의 힘으로 풀어내었거나 지금도 어느 연구실에 있는 누군가는 아직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풀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을 것이다.
기상과학은 시간 단위로까지 예보하는 수준에 까지 도달하여 밤새 휘몰아치는무서운 폭풍우도 몇 시간 후에는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통하여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 안심 할 수 있게 해 주고, 언제쯤 바닷물이 빠지는지 혹은 들어오는지도 알게 해 준다. 이것뿐인가 인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사람들을 괴롭혔던 전염성 질병들은 눈에도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의 세균과 바이러스가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각종 예방접종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인류의 대다수를 질병의 막연한 공포과 고통에서 구해주기도 했다.
사람의 혈액형이 몇 가지로 나누어져 있고 거기에 맞추어 수혈을 하지 않을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고, 여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임신을 하고 그들이 어떤 신체적 변화를 겪는지도 안다.
이러한 과학적인 사실과 상식들은 어떤 현상에 대해서 갖는 막연한 불안과 공포로 부터 구해주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자연현상을 ~때문이라거나 ~덕분이라는 다분히 개인적인 잘못 된 믿음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도 한다.
내가 왜 과학이라는 부분을 이야기하냐 하면 푸바오의 가임신과 관련되어서도 조금은 이성적, 혹은 지금까지의 과학적 기반에 근거한 생각을 하자는데 있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한장의 사진, 혹은 부적절하게 편집된 하나의 짧은 동영상, 혹은 누군가의 상상을 넘어서 망상에 가까운 글에 쉽게 휘둘리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중국은 1970년대 1,100마리 수준의 야생 판다와 가끔씩 민가로 내려오는 몇 안되는 포획된 판다들을 가지고 판다의 멸종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현재 2,000마리에 가까운 야생판다와 기지에서 사육되는 700여마리의 포획판다를 보유하여 판다가 멸종되는 위험에서 조금은 벗어난 성과를 이루었고, 이 과정에서 그들이 판다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거쳤을 수많은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에서 얻은 값진 자료와 연구결과들은 지금도 야생판다와 각 기지에 있는 수많은 판다들을 지키는데 이용되고 있다.
아래에 첨부한 그래프는 『 Pregnancy length and health in giant pandas: What can metabolic and urinary endocrine markers unveil?, 』Theriogenology Wild Volume 3 , 2023, 100063 논문에서 가져 온 것이고 유럽의 6개국에 있는 암컷 판다들의 수년간(2013~2021)에 걸친 임신과 가임신 시 겪는 호르몬의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이 논문의 연구취지는 단순히 임신 기간 중의 암컷 자이언트 판다들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의 변화를 말하고자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의 변화만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임신과 가임신을 구분하기 위해 다른 인자들을 활용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나는 임신시 암컷 판다의 호르몬 변화치를 알아보기 위해 적당한 그래프 중 하나를 고른것이다. 앞에 나오는 ① ② ③으로 표시된 영역은 봄에 있는 발정기때를 나타내고, 그 이후 얼마간의 휴지기 ④후에 나타나는 임신(혹은 가임신)기에 겪는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토겐(Progestogens)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푸바오는 지금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에 반응하며 ⑤라고 표시 된 그래프의 어딘가쯤을 통과하고 있다.
푸바오의 몸의 변화가 8월 20일 전후에 나타났으니 빠르게는 9월 20일을 전후하여서는 예의 활발한 푸바오로 서서히 돌아올 수도 있음을 이 그래프는 이야기 해 준다. 물론 개체의 특성에 따라 조금 늦게 회복이 될 수도 있다. 회복 시기의 빠르고 늦음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임신 혹은 가임기에 돌입한 판다의 신체는 시간이 경과하면 다시 회복 과정을 거치고 이전의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래에 있는 또 하나의 표는 암컷 판다들의 가상임신이 매년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는 아니라는 사실이고 개체마다 매년 이를 겪는 판다도 있고, 그렇지 않은 판다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래에서 초록색으로 표시 된 것이 가임신.

 

겨울의 끝은 봄의 시작이고, 봄의 끝은 여름의 시작이며, 여름의 끝은 가을의 시작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판다에 대한 수 많은 연구 결과들이 뒷받침하는 푸바오의 가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중국의 판다기지와 그곳에 있는 사육사와 연구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호르몬 변화에 따라서 일어나는 자신의 신체의 변화에 묵묵히 순응하고 있는 푸바오를 조용히 응원하는 일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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