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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있는 푸바오에 대한 이해와 오해 사이 (3). 중국은 새끼 판다와 어미판다를 왜 그렇게 빨리 분리했을까?

Luctor et emergo. 2025. 1. 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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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판다 보호정책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라고 하면 서식지를 보존함으로써 야생판다를 보호하고 이와 별도로 사육판다 개체수 늘리기 두가지로 정리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서식지만 잘 보호하면 되는 것을 왜 야생으로 돌려보내지도 못하는 사육판다를 인공수정까지 해 가며 700마리까지 늘려놓은 이유가 뭐냐고 비난을 많이 받지만, 시계 바늘을  과거로 돌려보면 국내외 동물원으로 보내거나 판다 가죽을 얻기 위해 판다를 사로잡거나 죽이는 것이 비일비재했던 상황에서는 야생보다는 사람의 보호를 받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 중국이 목표로 했던 사육판다 개체수가 달성이 되었고(실제로 2024년 기자 브리핑에서 임업국은 지금 사육 판다 개체수로는 향후 200년간 근친의 위험없다고 했다.) 이로인해 나온 변화가 판다기지에서 어린 새끼들만 모아 놓는 유치원이 없어지는 추세이고 어미와 새끼를 함께 키우는 정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20년에 유치원에서 사고로 죽은 루루자이 때문에 이런 조치가 나왔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그냥 판다 개체수가 충분히 늘었기에 모든 것에 우선 했던 출산정책이 변화 되었다고 본다. 

 

그럼 그 동안에는 중국이 왜 어미와 새끼를 6개월만에 분리하는 정책을 썼을까? 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하자. 이 부분은 해외 동물원에서 어미와 새끼를 분리하는 이유 시기와도 연관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어미와 새끼를 분리하면 어미는 다음 출산 준비가 가능하다.

 

길게 설명 할 필요도 없다. 구구절절이 무슨 야생에서는 어미에게서 이 시기가 되면 독립해요. 어미가 새끼를 강하게 거부해서 다치게 할 수 있어요.  등등 다양한 설명들을 가져다 붙이지만  그것은 명분이고 출산을 시키려고 하는거라고 보면 된다. 

 

 동물원에서 주장하는 야생에서는 혼자 살기 때문에 독립을 해요. 라는 말이 얼마나 모순이냐면 그런 식이라면 야생에서 단독 생활을 하는 호랑이를 합사 시키는 이유는 뭘까?

 

이유(離乳)라는 것이 젖을 떠난다. 즉 젖을 뗀다.라는 의미이다. 

어미 젖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여 일정한 시간을 자라는 포유류의 경우 새끼가 젖을 물고 있는 행위 자체로서 어미에게서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만든다. 이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은 젖을 생성하게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배란을 억제하여 임신을 못하게 만드는 역할도 함께 한다. 

 

즉, 새끼가 어미 젖을 물고 있는 동안은 어미의 임신이 잘 안된다는 이야기가 되고, 그래서 암컷 판다의 임신계획을 위해서는 새끼의 젖을 떼야한다. 

 

그럼 새끼가 대나무를 먹을 수 있는 18개월 즈음에는 어미에게서 새끼를 분리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생기게 된다. 

이론상으로는 18개월이면 젖니(24개)를 영구치(40~42개)로 다 바꾸고 새끼가 젖을 먹지 않고도 대나무를 먹을 수 있는 나이이기는 하다. 

 

하지만 개체마다 특성이 있어 18개월 이전에 젖을 떼는 개체도 있지만 이보다 훨씬 늦게 까지 젖을 물고 있고, 또 젖은 떼었더라도 어미와 함께 정서적인 유대감을 유지하려하는 개체도 있다. 판다들 살펴보면 어린데도 어미랑 떨어져서 혼자 생활 잘하는 새끼도 있지만 어떤 새끼들은 껌딱지처럼 어미랑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새끼들도 있지않나? 

 

해외의 어미와 새끼를 분리하는 몇몇 사례를 살펴보면서  어떤 사례가 판다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었는지 고민해 보시기 바란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중국처럼 6개월 전후해서 분리를 하든 18개월 전후해서 분리를 하든 어미와 새끼의 행동의 변화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없이 시기를 정해서 기계적으로 떼어내는 것은 어미의 번식 시기를 조절하기 위해서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50보 100보. 

 

사례 1. 중국의 판다 유치원 정책    

 

5-8개월 정도에 어미 판다에게서 새끼들을 분리하여 일명 판다 유치원이라는 곳에서 생활하게 함. 어미판다는 다시 번식에 들어가는 악순환이 수십년간 지속 되다가 최근에서야 유치원이 점차 없어지고 당해 년도에 번식에 참여한 어미판다는 다음 해에 연이어 번식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정책으로 바뀌어 가는 중. 

 

선수핑 기지 가면 어미와 새끼가 함께 있는 모습 보게 되는데 몇 년전만 하더라도 볼 수 없는 장면. 

 

판다 혹은 새끼 판다를 이용한 상업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 된 부분이긴 하지만, 중국이 온갖 비난을 무릎쓰고 수십년간 판다 개체수 늘리기에 광적이라 할 만큼 집착한 것은 『상업적』 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음. 이것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적기로 한다. 

 

사례 2. 미국 스미소니언 동물원 사례 

 

중국의 판다 유치원이 많이 비난 받지만 판다를 임대하여 사육하고 있는 세계 여러 곳의 동물원 역시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 특히 미국 동물원들의 경우에는 판다의 번식에 대해서는 중국만큼이나 진심이었고 그만큼 어미와 새끼의 분리를 18개월에 맞추어 기계적으로 하는 편이었음.

 

선수핑에 있는 태산과 샤오치지가 태어났던 스미소니언 동물원에서 태어난 판다들인데 어미인 메이샹과 베이베이라는 새끼 판다를 분리할 때 미국내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이 당시 판다 팬들에 의해서 제기 된 문제는 베이베이가 아직도 어미한테 의존적인데 강제로 분리했고 이 때문인지 메이샹과 베이베이가 서로 찾고 울부짖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었고 이 때문에 이 둘을 다시 결합시켜달라는 글이 청원 사이트에 올라오기도 했음. 

 

베이베이의 경우에는 2016년 11월에 장폐색으로 수술을 한 일까지 있기 때문에 판다 팬들 사이에서는 더 관심있게 지켜봤고 어미 메이샹의 돌봄이 더 필요했다고 여겼을것이라 생각이 된다.

 

당시 청원 사이트에 올라 온 내용의 번역 본

원문은 이곳에서 

https://www.change.org/p/smithsonian-s-national-zoo-reunite-bei-bei-with-his-mother-mei-xiang 

 

우리는 목소리를 모아, 스미소니언 국립 동물원에 자이언트 판다 새끼 베이베이를 어미 판다 메이샹과 즉시 다시 만나게 해달라는 청원을 요청합니다.

 

베이베이와 메이샹은 일주일 전 강제로 분리되었으며, 그 이후로 이들은 소리를 내며 울부짖고, 초조해하며, 먹지 않고 눈에 띄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부르고 벽(또는 나무)을 기어오르며 서로에게 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아름다운 동물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페이스북, 유튜브, 또는 판다 캠을 통해 이 강제 분리를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017년 3월 4일 토요일 국립 동물원을 방문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날 중 하나였습니다. 베이베이와 메이샹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끔찍했습니다. 베이베이가 활기 없이 자신의 공간에 앉아 있고, 어미를 부르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슴 아팠습니다. 메이샹이 끊임없이 걸어 다니며 벽의 틈을 찾으려 하고, 울음소리를 내는 것을 보는 것도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곳에 있던 많은 다른 사람들 역시 슬프고 화가 난 상태였습니다. 저는 두 시간을 견디다 더는 버틸 수 없어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사실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베이베이는 어미에게 매우 의존적인 판다 새끼로, 그의 형제들보다 독립성이 적습니다. 그는 2016년 11월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며, 강제 분리 전날 밤까지도 여전히 젖을 먹고 있었습니다.

 

베이베이는 어미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어미 역시 베이베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베이베이가 2015년 8월 태어난 이후 우리가 그들을 보며(직접 혹은 판다 캠을 통해) 목격해 온 특별한 유대감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 두 아름다운 생물이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문이 열리고 이들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사람들이 강제로 그들을 떨어뜨려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 슬프게 합니다.

 

제발, 제발, 제발 이 잔인함과 고통을 끝내고, 베이베이와 그의 어미 메이샹을 즉시 다시 만나게 해 주세요.

 

사례 3. 일본 어드벤처월드 

해외 여러 동물원 중에서 판다 번식을 가장 많이 시킨 곳이 아닐까 싶다. 용밍이라는 수컷 판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긴 한데 정말 무지막지하게 번식 시키고 용밍이 28세까지 번식에 성공했다고 자랑스러워 하는 곳. 이곳의 특징은 11월, 12월에도 새끼들이 종종 태어난다는 것....

각 판다마다의 터울이 2년인데  2014년 12월에 새끼가 태어나고 다음에 태어난 새끼가 2016년 9월이라면 실제로는 21개월 차이밖에 안나기 때문에 임신기간을 고려한다면 번식을 위해서는 18개월 보다는 더 일찍 새끼를 이유시키지 않았나 싶다.   

 

사례 3. 유럽 동물원 

 

동물복지라는 측면을 생각하자면 유럽의 몇몇 동물원들이 훨씬 발전 된 모습을 보인다. 영국의 에딘버러처럼 매년인공수정만 줄기차게 시도한 동물원도 있지만 유럽의 몇몇 동물원들은 '이런 동물원들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먼저 벨기에의 Pairi Daiza Zoo.

 

이 동물원의 경우에는 본의 아니게 어미와 새끼 판다인 Bao Di와 Bao Mei를 4년 가까이 함께 둔 특이한 경우이다. 첫번째 새끼인 Tian Bao를 18개월만에 분리 시킨 것을 보자면 뭐 딱히 번식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기 보다는 코로나로 인하여 Tian Bao가 중국으로의 반환이 늦어지자(세마리 모두 24/12월에 반환) 방사장 문제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어미에게서 독립을 못한 것이 아닐까 싶지만 자세한 상황은 확인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어미와 새끼 판다가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함께 살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경우이기도 하다. 

두번째. 오스트리아 Schönbrunn Zoo

 

오스트리아 동물원의 경우에는 24년 9월에 양양과 위안위안이 중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현재는 판다가 없는 동물원이다. 

하지만 이곳을 주목하는 이유는 자연번식으로만 새끼를 번식시켰다는 점. 게다가 2016년 쌍둥이로 태어난 개체들을 사육사의 도움없이 어미 혼자서 길러냈다는 점. 

 

그리고 새끼들을 2년만 데리고 있고 2년 계약이 만료되면 중국으로 돌려보낸다. 새끼들을 반환하는 시기가 11~12월인데 대체로 새끼가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어미와 새끼를 함께 둔다고 보면 되고,  기존의 새끼가 중국으로 돌아간 이후 다음 번식에 돌입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인지 이곳 판다들의 터울은 3년 

앞은 생일, 뒤는 중국으로 반환 된 날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의 판다를 사육하고 있는 동물원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관심사는 판다 새끼(판다 뿐이 아니라 다른 동물의 번식에도 관심이 많음)를 태어나게 하는 일이다. 단지 그 과정에서 동물원마다 나름의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자연번식만을 추구한다던가 아니면 어미와 새끼를 분리할 때 기계적이 아니라 새끼의 발달 여부나 어미와 새끼와의 정서적인 부분까지도 고려하느냐의 차이일 뿐. 

 

결론은 특정한 시기가 되었다고 기계적으로 새끼의 젖을 떼는 것은 그냥 번식 준비. 

 

마지막으로 아래의 글은 미국 샌디아고 동물원에서 샤오 리우(小礼物)의 이유 과정에서 스잔 홀( Suzanne Hall ) 이라는 연구원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중국의 야생에서 자이언트 판다 새끼가 어미로부터 완전히 젖을 떼는 시점에 두 가지 상황 중 하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갈색곰에서 관찰된 바와 같이 어미가 새끼를 공격적으로 쫓아내거나, 어미와 새끼가 단순히 서로 다른 길로 흩어져 각자의 삶을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많은 판다 팬들은 이러한 젖떼기 과정이 갑작스러운 변화라고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몇 달 전부터 시작된 더 긴 과정의 정점에 해당합니다. 이 과정은 새끼가 대나무를 먹는 치아를 발달시키면서 시작됩니다.

 

새끼 판다가 약 1살이 되면, 그의 식단은 어미의 젖 100%에서 성체의 주요 식단인 대나무를 포함한 것으로 변화합니다. 새끼는 처음에 소량의 대나무 잎을 먹으면서 씹고 삼키는 과정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점차 더 많은 대나무를 섭취하게 되고, 어미 젖으로부터의 칼로리 지원이 점점 줄어듭니다. 최종적으로 젖떼기가 이루어질 때쯤에는 하루에 한 번 젖을 먹거나, 심지어 며칠에 한 번씩 먹는 수준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양 독립성의 발달은 시간이 걸리며, 젖떼기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샤오리우(Xiao Liwu)는 2014년 1월 29일에 생후 18개월이 되었고, 우리는 어미 바이윈(Bai Yun)으로부터의 젖떼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어미와 새끼가 사용하는 공간에 변화가 있음을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현재 이들은 좌측과 우측 전시장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함께 있거나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보통 분리된 공간이었던 이 두 공간 사이의 문을 열어 새끼와 어미가 원하는 대로 탐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바이윈이 거의 2년 동안 보지 못했던 우측 전시장에 적응하고, 새끼에게는 처음으로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기회입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판다들이 이 새롭게 확장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관찰할 것입니다. 이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아니면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은지 살펴봅니다. 새끼가 어미를 계속 따라다니는지, 아니면 혼자서 탐험하는지도 주목합니다. 바이윈이 새끼가 다가올 때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는지도 중요한 관찰 포인트입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바이윈과 샤오리우가 젖떼기에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젖떼기 기간은 블로그 독자들과 판다 팬들에게 때때로 어려운 시기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 동안 판다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원이 야생과는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이 자유롭게 흩어질 수 없고, 서로 멀어질 수 있는 환경적 요소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공간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이들의 자연스러운 경향을 도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판다들이 주변 공간과 서로에 대한 접근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우리는 이 야생 서식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돕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미와 새끼 모두의 건강과 복지를 존중하며, 생물학, 과학, 사육 관리의 최선의 관행을 바탕으로 이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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